개발자 동료로부터 배운 4가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인사이트
과거에 젠하이저 헤드폰을 쓰다가 닳고 헤져서 버린 이후에 헤드폰을 사용하지 않은 지 몇 년이 지나서 다시 슬슬 구매 욕구가 올라오던 차에 소니 WH-1000XM5 이 할인 하길래 덜컥 질렀습니다.
그런데 회사 동료가 소니 헤드폰 사지 말고 Px8 이라는 처음 들어본 제품을 강추하는 겁니다. 소비자가 백만원... 이미 소니 제품 배송이 시작된 상태였고 가격도 너무 비싸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진 다음에 생각해보자' 라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지만 동료의 영업은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면 소니와는 비교도 안되고 결국 후회한다고, 살 거면 Px8을 사서 오래 쓰는 게 낫다라고 계속 저를 꼬드겼습니다. 소니 개봉하지 말고 반품해라, 오프라인 샵에 가서 청음해봐라 완전 다르다 등등, 여기서 저는 '그렇게 좋은가? 그럼 좀 알아보자' 라고 생각이 들었죠.
유튜브 오디오 전문 채널의 영상에서 리뷰를 보니, 전문가가 블루투스 헤드폰 중에 하나만 남긴다면 무조건 Px8 이라는 말을 하며 엄청나게 칭찬하는 걸 보니 스멀스멀 구매 욕구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소니 헤드폰 반품하고 '이거 5년 쓸 생각하고 살까?' '나 올해 열심히 살았는데 선물 하나 해줘야 하지 않겠어?' 등등 자기합리화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품을 구매했고, 이걸 다시 반품해야 하고 또 거금을 들여 사야 하는 허들이 존재했습니다.
동료의 영업은 집요하고 끈질겼습니다. 본인이 소유한 뱅앤올룹슨 헤드폰도 들려주며 이거보다 좋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0% 특가할인이 이번주에 시작이다 라고 하며 자기는 무조건 살거다 라고 했죠. 그리고 배송되서 오는 걸 보여줬습니다. 품절되기 전에 빨리 사야 된다, 일단 사보고 생각해라라고 저를 설득했습니다.
결국 저는 항복했습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써서 더 싸게 구매했다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배송이 와서 들어보니 동료의 말은 진실이었습니다. 스피커를 귀에 갖다 대주는 느낌이랄까요? 공간감이 정말 차원이 달랐고, 동료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주었습니다.
구매 과정을 돌이켜보니 동료에게 배운 점 및 인사이트가 있어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B2C 제품이지만 고가일 경우 B2B 소프트웨어 구매 여정과 거의 비슷
- 강력한 세일즈맨의 존재가 구매 결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침
- 세일즈맨은 나와 개인적 신뢰 관계도 있고, 제품에 대한 지식도 많아서 설명에 대한 신뢰도 높아짐
브랜딩 및 마케팅 관점에서 제품에 대해 찾아보거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것 또한 큰 구매 결정 요인
- B2B 로 치면 누구나 알 만한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라는 레퍼런스 개념
제품 구매에 엄청난 허들 2개가 있었는데 세일즈맨의 끈기로 모두 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함
- B2B로 치자면 최근에 이미 제품을 도입했는데 도입하자마자 더 비싼 솔루션으로 교체하자고 하는 상황을 돌파한 격
- 여기서도 타이밍과 모멘텀의 중요성을 느낌, 동료가 내가 이미 소니 헤드폰을 구매하고 사용해버린 후에 나를 설득했다면 쉽지 않았을 거 같음
- B2B로 생각하면 딜이 클로징 되려면 반드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되는 것과 동일
세일즈 성공의 키포인트는 집요함과 끈질기게 설득하는 노력
- 동료는 찐개발자
- tenacity가 결국 딜 클로징을 이뤄냄
엔터프라이즈 세일즈에 대한 경험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로 커피챗을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