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세일즈 파트너십을 만드는 5가지 실전 팁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시리즈 2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엔터프라이즈 딜이 진행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단독 수주, 두 번째는 진행 불가, 세번째로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납품을 위한 협력사를 찾아서 함께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3편에서는 파트너십 세일즈에 대해서 공유해보겠습니다.
혼자 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굳이 왜 파트너십이 필요한가요?
간단합니다. 이 험한 세상을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하면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독 수주만을 고수할 경우 딜 수주 확률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내가 버는 돈은 줄어들게 됩니다.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적은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죠.
제품 성숙도 관점
제품 성숙도 관점에서 개발된 지 5~7년 이상 되어서 고객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성숙한 제품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만(하지만 저는 그런 제품을 세일즈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영역입니다), 제품이 거의 완성 단계, 그리고 제품 자체로서 규모가 거대하다 해도 저는 여전히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날카롭게 해결해줄 수 있지만, 고객 편의성을 위해 연동을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Integration(연동)도 파트너십이 아닐까요? 타 제품과 연동이 필요하다 해도 바로 개발에 돌입하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연동의 필요성에 대해 양 사 간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과정을 담당하는 건 결국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숙련된 세일즈 담당자의 몫이어야 합니다.
마케팅 및 세일즈 리소스 부족
세일즈 관점에서도 동일합니다. 세일즈팀 규모가 5명 이상 되고, 마케팅팀이 있어서 마케팅팀을 통해서 인바운드 리드를 유입시키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일의 양이 한정적입니다. 세일즈 천재라고 해도 성과를 몇 배 더 낼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명확합니다.
제가 경험한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분야의 경우 최소 5개 이상의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만 납품이 가능할 정도로 프로젝트의 단위가 크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필수입니다.
나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면 이미 절반은 한 거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왜 파트너십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설득되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기 쉬운 게 파트너쉽 세일즈입니다. 최소 1~2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보통 대형 프로젝트를 혼자 진행하면 매출도 더 높고 좋은데 혼자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파트너십에 집중하지 못해서 결국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직접 경험하고 실패하지 않으면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직접 영업 (Direct Sales)으로만 시도해보셔도 되지만 저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내가 해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되지 않더라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영업을 통해 이익과 매출이 높아질 수 있지만, 반드시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존재합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모든 세일즈를 직접 영업 (Direct Sales) 채널로 하려고 하면, 그만큼 모든 고객 접점을 커버할 수 있는 마케팅과 세일즈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엄청난 화력이 동반되어야 하고 이는 곧 많은 돈과 시간이 소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접 영업 (Direct Sales)은 그럼 포기하고 파트너십만 하라는 뜻으로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직접 영업 (Direct Sales)의 비중을 일정 부분 가져가되 파트너십 세일즈 비중을 반드시 고려해서 전략을 짜야 합니다.
예시로, 제가 아는 직접 영업 (Direct Sales)을 하는 회사는 영업팀 인원만 30명이며, 영업 인원 전체에게 골프장 회원권을 지급해줍니다. 그 회사의 영업 사원들은 주말에 회사일, 즉 잠재 고객사와 라운딩을 가는 것이 주 업무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이런 활동을 직접 할 수 있을만한 돈과 인력이 있나요?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이 NO 라면 지금부터 파트너십을 준비해야 합니다.
파트너십을 처음에 어떻게 만드나요?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시장의 판매 구조 파악
- 시장의 키 플레이어 파악
- 파트너십 타겟 대상 정하기
- 파트너십 설득 논리 만들기 - 왜 우리여야만 하는가?
- 실행 - 책상에 앉아 생각만 하는 것은 X
제가 경험한 사례를 위 구조에 따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시장의 판매 구조 파악
우리 제품이 속한 시장이 돌아가는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업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얻고, 얻은 정보를 스스로 취합해야만 가능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의 시장 구조는 이렇습니다.
- 콜센터 장비 회사
- 대형 콜센터가 존재, 콜센터 동작을 위해 콜센터 장비가 있어야 함. 콜센터 장비는 Genesys, Avaya, Cisco 등이 있고 해당 솔루션을 리셀링하는 장비 납품 회사들이 있음.
- SI회사 - 대기업 계열사
- 대기업의 계열사로 주사업자 역할을 수행. 최종 고객사를 직접 영업 (Direct Sales)하며 프로젝트 수주 및 매니지먼트 담당
- NLP(자연어 처리) 회사
- 컨택센터 시장의 궁극적 고객의 니즈: 고객 상담 녹취로부터 상담원 업무 효율성 증대 및 매출 증대와 연관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 이를 위해 NLP 기술이 필요
- STT(음성인식) 회사
- 리턴제로가 속한 영역. 음성인식 자체 개발사, ETRI 기술이전 엔진 보유사로 크게 분류
- 미들웨어 회사
- 콜센터 장비와 다른 솔루션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함. 콜센터 장비회사 또는 주사업자가 여러 번 호흡을 맞춰본 회사들이 시장에 존재
2. 시장의 키 플레이어 파악
시장 구조를 파악했다면, 그 다음은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고 매출을 잘 내는 회사들이 어디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이 역시 검색만으로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양이 부족하며, 직접 부딪쳐봐야 합니다. 단순 매출 자료 뿐만이 아니라 매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해당 회사의 영업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외부 정보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부딪쳐보면서 정리해야 합니다.
3. 파트너십 타겟 대상 정하기
파트너십 타겟은 키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키 플레이어와 직접 파트너십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키 플레이어와 직접적인 윈윈 구조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업계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키 플레이어와의 파트너십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리소스가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 플레이어는 대부분 규모가 큰 회사일 확률이 매우 높으며, 제품 성숙도 및 자체 리소스가 충분합니다. 즉 아쉬울 게 없는 상태라 설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굳이 내가 왜 너와? 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키 플레이어와 협업하는 다른 회사들의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직접 부딪쳐가며 시장의 역학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아무도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광고만 봐도 모든 회사들이 내가 최고라고 하며 장점만 내세우지 않나요?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내야 우리가 그 Pain point를 채워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플레이어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수시로 파악해보세요. 시장 상황에 따라서 각 플레이어들의 니즈가 변하기 때문에 이를 계속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4. 파트너십 설득 논리 만들기 - 왜 우리여야만 하는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시장 구조도 파악했고, 파트너십 타겟도 정했지만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결과를 낼 수 없겠죠.
이 단계까지 왔지만 설득 논리가 쉽게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하지? 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면 제 경험 상 시장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설득 논리는 시장을 직접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보여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시장을 조사해보니 아래처럼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 음성인식 정확도 향상 니즈
- 고객사 입장
- NLP 회사 입장
- 자체 개발 엔진의 필요성
- 프로젝트 진행 방식
- 컨소시엄 구성시 매 프로젝트 별 견적 요청 및 구성사 변동
- STT 전문가 부재
처음 파트너십을 고려할 당시에는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시장이 초창기였고, 고객사 입장에서 솔루션을 도입해야만 알 수 있는 사실들이 존재했습니다. 도입해보니 내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하기에 STT(음성인식) 정확도 향상이 필수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그리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수준의 인식률 향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체 개발 엔진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 또하 STT(음성인식) 기술이전을 받은 회사들의 솔루션을 도입한 고객들의 불만을 통해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검색이 아니라 발로 뛰어서 알게 된 정보이고, 이를 파악하는데도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NLP(자연어처리) 회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성인식을 통해 오디오→ 텍스트로 변환된 결과를 활용해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STT(음성인식) 정확도가 낮으면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좋은 결과를 고객에게 보여줄 수 없는 문제가 있었죠.
프로젝트는 매번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입찰하고 경쟁 수주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때 주 사업자 및 NLP(자연어처리) 회사들은 매번 여러 STT(음성인식) 회사들에게 견적을 요청하고 견적서를 받아 파트너사를 선택하는 번거로운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견적 요청 시 고객의 니즈인 인식률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STT(음성인식) 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죠.
또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기술을 현실에 직접 도입해보는 첫 시기였기 때문에 해당 기술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했고, STT(음성인식) 분야는 더욱 심했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고객을 설득하고 수주를 하는 회사들 입장에서는 이 기술에 대해서 고객에게 쉽게 설명해주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증이 강했습니다. 이 현상은 매번 프로젝트 공고가 나올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고 있었죠.
위 정보를 수집하고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 STT(음성인식)는 AICC에서 필수적인 기술
- NLP(자연어처리) 회사 입장에서 좋은 음성인식 결과를 제공 받는 것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크리티컬 포인트
- 주 사업자 및 NLP 회사 영업팀 입장에서 매번 STT(음성인식) 회사를 컨택해서 견적을 받고 선택하는 업무는 리소스가 많이 드는 업무이나, 특별한 대안을 구상하지 못하고 있음
- STT 부문에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 존재
정리해보니 왜 우리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설득 논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리턴제로는 자체개발 엔진을 보유한 STT 회사
- 반복되는 컨소시엄 구성사 서치는 그만 하고, STT 가 필요하면 우리에게 와라.
- STT에 대한 기술적 궁금증과 고객 설득은 우리가 해줄 수 있다.
- 다른 곳을 둘러볼 필요가 없고, 나는 당신의 시간을 XX만큼 아껴줄 수 있다.
위 논리로 타겟 회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파트너십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위 논리만으로 파트너사를 설득할 수는 없었고, 기술적 검증 및 그들을 설득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정리한 정보가 변하지 않는 한 반드시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덕분에 긴 파트너십 설득 기간을 흔들림 없이 버틸 수 있었죠.
그리고 파트너십으로 인해 시장의 입찰 공고 정보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인바운드로 들어오는 채널 파트너십 루프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제일 기뻤을 때는 동일한 입찰 공고에 대한 정보가 여러 파트너사로부터 들어와서 어느 정도 파트너십이 제대로 자리 잡았구나 하고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완벽한 시장도 없고 완벽한 제품도 없습니다. 반드시 틈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찾아내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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