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시작하는 방법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시작하는 방법

리턴제로는 한국어 음성인식 엔진을 자체 개발해서 B2B SW 라이선스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콜라보도 리턴제로의 STT 엔진을 쓰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겨울의 한파를 바람막이조차 없이 직격으로 맞아서 두터운 옷이 필요한 상황, 즉 매출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고 이를 10억원 계약으로 해결했던 과정을 공유해보겠습니다.

마이클의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경력

2018년 -2021년에는 한국어 음성인식 서비스를 기업에 판매했는데, 리드 타임이 굉장히 긴(최소 6개월~1년) 영업이었어요. 이때 리드제너레이션(lead generation)부터 계약 진행, 그리고 일부 프로젝트의 PM 역할까지 함께 했고 총 25억원의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 마이클의 엔터프라이스 세일즈 히스토리 >

2023년에 다시 음성인식 라이선스 세일즈를 시작했고, 올해 7월에 제 커리어 중에서도 대형 영업 건인 10억원 짜리 한국어/일본어 음성인식 라이선스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시작하기 - 리드 찾기

엔터프라이즈 세일즈가 시작되는 경로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네트워크를 통해서 니즈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일반적인 사업 공고가 고객사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경우입니다.

엔터프라이즈 딜의 경우 두 번째 케이스인 사업 공고를 보고 입찰하는 경우 성공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 이유는 입찰시스템의 경우 발주사가 해당 솔루션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서 요구사항(RFP, Request for Proposal)를 공급자에게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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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P란 제안 요청서(Request for Proposal)의 약자로, 발주사가 특정 과제의 수행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정리하여 제시하는 서류를 의미합니다.

공급사는 발주사가 입찰 진행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가이드해주고, 발주사는 공급사로부터 정보를 얻은 대가로 특정 공급사가 낙찰받기 쉽도록 특정 조건을 걸어서 협조를 해줍니다. (이때 흔히 말하는 독소 조항 같은 것을 RFP에 포함시켜 특정 공급사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입찰 영업에서 고객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기존 납품 레퍼런스이기 때문에 처음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시작하는 회사라면 선제적으로 영업도 되어 있지 않고 레퍼런스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 공공입찰이 아닌 민간 기업의 입찰에 공고가 나온 후 입찰을 시도해서는 성공 확률이 희박합니다.

엔터프라이즈 거래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기회를 미리 포착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합니다. SMB 세일즈와 다르게 계약 금액이 적게는 1억원 이상 많게는 50억원이 넘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세일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기존에 계약을 이미 한 적이 있던 고객사 대표님의 문의가 있었고 그 당시 이메일을 다시 보면 당시에는 이 정도 계약 규모가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 기회 포착 사례 - 고객사 대표님의 간접 문의 >

하지만 기회를 포착했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1차적으로 미팅을 요청해서 진행 가능성에 대한 정보들을 파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1차 미팅 당시 파악했던 내용들 >

그리고 바로 딜을 만들기 위해서 시도를 해볼지 결정을 논의하는 내부미팅을 진행해서 일단 테스트부터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테스트 결과가 나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리소스를 투입해보자 라는 플로우로 진행되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가능성 판단하기

엔터프라이즈 거래의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산업군에 대한 지식입니다. 대부분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처음 시작할 경우, 생각보다 해당 산업군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처음 시작한다면 가능한 모든 기회에 참여해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경험이 곧 돈이고, 운 좋게 첫 번째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를 기반 삼아서 다음 계약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업종별 세부 사항은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래 기준을 통해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레퍼런스 : 해당 영업건 수행 시 업계 내 인지도 및 신뢰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를 기반으로 세일즈에 들어갈 리소스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2. 예상 매출 규모 : 가장 보편적인 기준이지만 엔터프라이즈 영업 초반에는 매출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업셀링 가능성 : 계약 수주 후 Upselling이 가능하다면 초기 계약 규모가 작아도 영업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4. 상주/비상주 근무 협의 여부 : 고객사 현장에서 작업이 필요한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현장 상주의 경우 업무 환경이 좋지 않고,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비상주 협의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5. 기술자산 축적 가능성 : 해당 영업건을 통해 개발하는 기능들이 제품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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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영업 건의 경우, 초기에는 성사 가능성이 50% 미만으로 낮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행 과정에서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SMB 대비 높고, 회사의 상황을 고려해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건이라면 확률이 낮아도 경험치 축적을 위해 진행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영업 건을 대하는 마음가짐

엔터프라이즈 영업의 경우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6개월 ~ 1년이 소요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긴 영업 기간을 견딜 수 있는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모든 영업 과정이 그렇지만 나를 흔들리게 만드는 이벤트가 항상 발생하죠. 하지만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레퍼런스. 즉 구축 실적도 매우 중요합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사의 대부분은 구매하려는 솔루션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이로 인해 공급사에 정보를 의존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업무 진행에 따른 책임 소재가 명확하기 때문에 리스크 회피 성향이 아주 강합니다.

즉 담당자가 리스크 발생 시의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 않아하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타 회사가 이미 구매해서 쓰고 있는 솔루션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죠.

다음 글에서는 엔터프라이즈 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체크해야 하는지, 영업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궁금하거나 시작을 고려하고 계신 팀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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